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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명현혜달
작성일 : 2026.02.2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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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4월 12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기공식에 참석한 육영수(맨 왼쪽) 여사, 박정희(가운데) 대통령, 양택식 서울시장. 그러나 3년여 뒤인 1974년 8월 15일 지하철 개통식 때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눈이 많이 오면 서울시에서는 출근 시간의 ‘집중 배차 시간대’를 늘린다. 예컨대 지하철과 버스가 무척 자주 오는 시간대를 오전 7~9시에서 9시 30분까지 30분을 늘리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하철 1~4호선 중에서 이런 방식이 적용되는 노선은 2호선뿐이다.
순환선인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서울시 바다신2 다운로드 대중교통의 중추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시청, 동대문, 성수동, 잠실, 강남, 신림동, 홍대입구 같은 서울의 핵심 지역을 두루 지날 뿐 아니라 24개 역에서 14개 노선과 환승할 수 있다. 서울의 웬만한 A지점에서 B지점까지 갈 때 많아야 한 번 환승하면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2호선의 존재 때문이다. 물론 강남이나 봉천동에서 구도심으로 가려면 다 황금성오락실 소 돌아가는 셈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 원래 서울 지하철의 계획을 세울 당시 2호선은 지금과 같은 순환선이 아니었다. 유튜브 ‘역쟁이TV’가 당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해 그린 아래 노선도를 보면, 원래 2호선은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여의도를 지나고 시청과 왕십리를 거쳐 강남으로 연결되는 노선이었다. 양 끝에 종점이 있었다. 릴게임한국 ‘김포공항’과 ‘영동’이었다.
서울 지하철 2~5호선의 원래 계획했던 노선도. 자료를 바탕으로 그린 것이기 때문에 실제 선형은 조금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역쟁이TV
그리고 지금 2호선은 아래와 같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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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놓여진 서울 지하철 2호선 노선도.
도대체 왜 이렇게 변경됐는가?
1968년 서울의 노면 전차가 너무 느리다는 이유로 모두 철거된 이후, 6년 동안 서울 시민의 대중교통은 사실상 버스 하나뿐이 알라딘릴게임 었다.
‘지하철 밖엔 길이 없다’고 결심한 서울시장은 1970년 4월 부임한 양택식(1924~2012)이었다. 바로 다음 달 박정희 대통령에게 이 계획을 보고했다. 땅을 파서 철도를 놓은 경험이 없었고 자금과 기술도 부족했던 한국 정부는 고민에 빠졌고, 김학렬 경제부총리는 이렇게 진언할 정도였다. “각하, 지하철을 놓으면 나라가 망합니다!” 감히 시장이 대통령에게 ‘직보’했다는 데서 기분이 상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던 대통령 앞에 마침 현직 주일대사였던 정부의 ‘실세’ 이후락이 앉아 있었다. “임자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이후락의 대답은 명쾌했다. “각하, 선진국 대도시치고 지하철 없는 곳이 없습니다.” 대통령은 그제서야 마음을 굳혔다.
1971년 4월 12일, 서울 지하철 1호선의 기공식이 열렸다. 이때 사진을 보면 가운데 박정희 대통령이 뭔가 작동하는 버튼을 누르고 있고, 그 왼쪽에 활짝 웃는 표정의 육영수 여사가 함께 버튼에 손을 댄 채 서 있다. 오른쪽엔 양택식 시장의 감격에 찬 표정이 보인다. 3년여 뒤 열린 개통식에서도 이 세 사람이 이처럼 기쁜 얼굴로 참석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1974년 8월 15일 지하철 1호선 개통식. 대통령 내외는 보이지 않았다.
제29회 광복절인 1974년 8월 15일, 마침내 9.5㎞ 구간의 서울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됐다. 이날 오전 11시에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는 성대한 개통식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불과 37분 전인 10시 23분, 국립극장의 8·15 경축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연설하던 도중 그 자리에 잠입한 재일 조선인 문세광이 총을 쐈다. 대통령을 저격한 것이었으나, 탄환을 맞은 사람은 영부인 육영수 여사였다. 지하철 개통식은 대통령 없이 침울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그날 저녁 육 여사가 서거했다.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북한 지령을 받은 재일 교포 문세광이 서울 국립극장에서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를 저격한 현장을 임희순 기자가 단독 촬영, 1974년 8월 21일 자에 공개했다. 박정희 대통령을 에워싼 채 권총을 뽑아 든 경호원들과 총을 맞고 쓰러진 육 여사 모습이 보인다. /조선일보 DB
광복절 행사의 주관자는 다름 아닌 양택식 서울시장이었다. 그는 사태의 책임을 지고 며칠 뒤 사퇴했다. 그런데 이 예기치 못한 서울시장의 교체가 서울 지하철의 모습을 크게 바꿔 놓을 줄은 그때만 해도 아무도 몰랐다.
양 시장의 후임은 1978년 12월까지 서울시장을 맡은 구자춘(1932~1996)이었다. 구 시장은 ‘서울이 4대문 안 기존 도심과 영등포, 강남의 3개 도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3핵 도시론’을 주장했다. 그런데 전임 시장이 만든 지하철 2~5호선 계획은 노선이 모두 기존 도심으로 집중되지 않는가? 구 시장은 이걸 모두 엎어버렸다.
구자춘 전 서울시장
그중에서도 2호선은 종점 없이 을지로~영등포~강남을 빙글빙글 도는 ‘순환선’으로 설계했다.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이 쓴 책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는 구자춘 시장이 2호선을 설계할 당시의 일을 이렇게 묘사했다.
<도시계획국장, 도시계획과장, 지하철건설본부장 등이 시장실로 호출되었다. …구자춘 시장은 미리 준비해 둔 서울시 지도를 펴 놓고 그들이 서서 보는 앞에서 지하철 2호선의 선을 그었다. 검은색 연필이었다. 그런데 구 시장은 마포·여의도를 피하여 신촌-제2한강교(양화대교)-당산으로 이었고, 그것을 더 연장하여 구로공업단지-봉천동-관악구청 앞-사당동-서초-강남-삼성동-잠실-뚝섬을 거쳐 왕십리로 이었다. 구도심(을지로)-영등포-영동(을지로)-영등포를 잇는 3핵의 연결이었다.
…포병 장교 출신답게 구 시장의 지도 파악력은 정확했다. “구로공단 앞은 통과해야 되겠지.” “서울대 앞도 지나야 되겠지.” 질문인지 독백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말들이 튀어나왔지만 누구 하나 발언하는 사람이 없었다. 아마 그렇게 선을 긋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도 채 되지 않았을 것이다.>
놀랍게도 실제 2호선은 구 시장이 그날 그린 그림에서 큰 수정 없이 건설됐다고 한다. 영등포역에서 기존 1호선과 환승하려던 계획을 당시 기술력의 문제 때문에 신도림역으로 바꾼 것 정도였다. 당초 구 시장의 보고를 받던 박정희 대통령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렇게 물어봤다고 한다.
“거, 종점이 어디요?”
“종점이… 없심다, 각하.”
“뭐야? 종점이 없어?”
“네, 삥글삥글 도는 깁니다.”
1984년 5월 지하철 2호선 전 구간 개통 기념식 관계자들에게 지급됐던 기념 승차권(위). 뒷면에 그려진 노선도는 1·2호선과 국철뿐이어서 지금보다 훨씬 단순한 모습이다. /최광익씨
1978년 3월 9일 착공한 서울 지하철 2호선은 1984년 5월 22일 모든 구간이 개통됐다. 이제는 원래부터 이런 게 있었던 듯 당연하게 여기며 타고 다니는 그 많은 사람을 보며, 서울 지하철 최고라고 엄지손가락 치켜드는 외국인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노선은 물론 구자춘 시장이 계획하고 박정희 대통령이 재가해 착공했으며 5공 때 완공된 노선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것은 육영수 여사가 피격당해 세상을 떠나면서 사람들에게 남겨준 선물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2호선은 결코 이렇게 지어지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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