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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명현혜달
작성일 : 2026.02.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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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팔레트디저트의 유명 두쫀쿠. 사실 이건 내가 직접 먹어보진 못하고 후배가 찍어준 것이지만, 귀엽게 나와서 첫 사진으로 올려본다. 속이 촉촉한 스타일이라고 해서 언젠간 꼭 먹어볼 참이다.
“혹시 이번 주 칼럼 아이템이 두바이 쫀득 쿠키는 아니죠?”
2주 전 ‘오늘 잉크는 초콜릿’ 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 편집 담당 선배가 물어오셨다. 벌써 18번째 에세이를 쓰지만 한 번도 소재를 미리 물어보신 적은 없었는데. 다른 기사에서도 많이 다뤄서 주제가 겹칠까 봐 그랬다는 말에, 도리어 한 번 꼭 쓰긴 써야겠다는 압박감이 들었 릴게임몰 다. 한국의 모든 콘텐츠가 ‘두쫀쿠’를 이야기하는데 나만 뒤처질 수 없지. 일종의 직업병이다. 열풍이 식기 전이어야 하니 바로 오늘로 날을 잡았다.
처음 두쫀쿠 유행의 시작을 인지했을 땐, 소재로 다룰 생각이 없었다.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편승했다가 시들해진 나 자신을 반추하며 에세이를 쓴 지 얼마 안 된 데다가, 결국 파생 상품인데 두바 뽀빠이릴게임 이 초콜릿의 인기와 크게 다를 바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라고 해야 하나. 집 근처에 있는 유명 두쫀쿠 가게에 대기하는 줄이 건물을 휘감고 지하철역 앞까지 늘어선 장면을 보았을 때? 젊은이들로만 구성되던 ‘웨이팅 줄’에 어느새 자녀들을 사다 줘야 한다는 중년의 남성들이 섞이기 시작할 때도? 온라인 주문을 모바일바다이야기 하려고 예약 알람까지 걸어놨는데, 어떤 콘서트보다도 속전속결로 1분 만에 매진 화면을 봤을 때는 이 허탈함을 어떻게든 분석하리라는 오기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일종의 ‘훈장님’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순간이 진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할 수 있겠다. “두쫀쿠 가격이 합리적인 게 맞냐” “디저트 먹자고 그 정도 시간을 쏟는 건 온라인릴게임 현명하지 못하다” 모든 트렌드의 정점에서는 토론이 만들어지고 확산된다. 열풍들이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바로 여기서부터다.
과천 프롬더어스의 두쫀쿠. 커피랑 마실 때가 항상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어떤 창작물의 재화 릴게임온라인 가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면서 ‘힙하다’는 이미지까지 확보하면, 희소성을 지닌 새로운 화폐가 탄생한다. 지금 시점에서 괜찮은 두쫀쿠를 손에 넣었다는 건 한 알에 1만원까지도 호가하는 비싼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재력뿐 아니라 긴 줄을 기다리는 인내심, 맛집 순위를 줄줄 꿰는 정보력까지 두루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유행의 주역이 됐던 허니버터칩은 결국 공산품이었지만 두쫀쿠는 그렇지도 않다. 언제 수요에 맞는 공급이 무한으로 풀릴지 알 수 없다.
경제적인 효과도 굉장하다. 망해가던 카페 자영업자들이 두쫀쿠를 팔며 한숨 놓을 수 있게 됐다는 후문에 이어, 이젠 김치찌갯집에서도 초밥 가게에서도 두쫀쿠를 파는 장면을 본다. 한국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응용해 개발했는데 이젠 종주국까지 역수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특허를 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어린 반응이 뒤따른다.
두쫀쿠는 이제 두바이 초콜릿의 아류작 그 이상의 지위를 획득했다. 사람들은 시중에 등장한 두쫀쿠의 통화 가치까지 따져본다. 얼마나 오래 인기가 유지될 것이며, 과연 언제까지 이 정도의 시간과 돈을 바쳐서 얻어야 할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주고받을 때 그 값어치를 더 인정받기도 한다. 오래 기다려야 얻을 수 있는 만큼 연인 사이에서는 호감을 증명하는 매개체가 되고,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제법 그럴듯한 답례품이 됐다.
안양 범계의 3층 다락방 카페. 워낙 유명해서 매일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줄을 선다. 처음으로 먹어본 두쫀쿠였는데 확실히 인기 있을 만한 맛인 것은 인정.
하지만 나는 그 ‘힙’한 아이템이 의외의 진정성과 합쳐져 시너지를 내는 순간을 더 좋아한다. 예컨대 두쫀쿠를 제공한다는 말에 먼 거리도 불사하며 헌혈 캠페인에 몰려든 사람들이, 단순히 두쫀쿠 하나 얻기 위해서만 그랬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선한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고, 그 결과로 희귀한 간식까지 받으면 더 뿌듯한 게 아니겠나.
그런가 하면 두쫀쿠 콘텐츠 가운데 가장 파급력이 컸던 것 중 하나는 한 유명 셰프의 유튜브 영상이다. 딸이 두쫀쿠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으나 건강하게 먹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터무니없이 다른(쫀득하지도 않고 딱딱한 강정에 가까운) 간식을 만드는 영상을 찍은 그에게 구독자들의 장난 섞인 원성이 폭발했다. 다시 딸을 출연시켜 이번에는 두쫀쿠를 제대로 만드는 영상을 찍으면서 그는 딸에게 묻는다. 아빠가 제대로 된 두쫀쿠를 만들어주지 않아서 원망했느냐고. 딸이 “조금…?”이라고 답하자 그는 순순히 인정한다. “아빠가 미안해. 잘 몰랐어.”
젊은 층이 주로 소비하는 트렌드라며 누군가는 평가절하하는 가운데, 서툴게라도 이해해보려는 어른의 모습에 사람들은 감명받았다. 영상 속 그는 두쫀쿠가 무엇인지 몰랐고,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나아가서는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얼마나 갈망할 것인지도 몰랐을 테다. 많은 댓글은 그의 진솔한 사과가 가슴을 울렸다고 했다.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어릴 때 이해받지 못했던 순간을 떠올리고 대신 위로 받았을 것이다.
당분간은 두쫀쿠의 상승장이 좀 더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먹고 싶은 만큼 못 먹는 아쉬움은 크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자본주의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 새로운 화폐의 승승장구를 더 보고 싶다. 돈을 벌 줄 몰랐던 사람들이 돈을 벌고, 문화적으로 우위를 독점하지 못했던 세대가 으스대는 모양새가 한동안 유지되어도 괜찮지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디저트의 영역에서 벌어진 이 거대한 소동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든다.
▶오늘 잉크는 초콜릿은?
술을 못 해서 디저트로 2차를 가는 것을 선호하는 김지은 기자가 늘어놓는 가벼운 수다 같은 에세이입니다. 팍팍한 일상에 지치셨나요? 김 기자가 풀어내는 달콤한 이야기를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https://www.hani.co.kr/arti/SERIES/3318?h=s)에서 만나보세요!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