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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6.02.1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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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조망바위. 모악산과 금평저수지가 한눈에 보인다.
김제 구성산九成山(490m) 아래에는 풍수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명당 '오리알 터'가 있다. 신라 도선국사는 "장차 이곳은 오리가 알을 낳을 길한 자리다"라고 말했다. 도선의 예언은 1,000년이 지난 후 현실이 되었다. 논밭과 산지였던 오리알 터는 모악산 계곡의 물을 담아내는 금평저수지로 변했고 물오리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오다'라는 뜻의 '올來 터'가 시간이 흘러 '오리알 터'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현실의 질곡에서 중생들을 구원할 미륵이 나오는 터라는 이야기다.
바다신2게임 오리알 터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구한말 민족종교의 큰 산맥을 이룬 증산 강일순이 "나를 보고 싶다면 금산사 미륵불을 찾아오라"고 말한 것 때문이다. 본인을 미륵불이라 자처한 그는 1901년 모악산 대원사에서 깨달음을 얻고 증산교를 창시해 구성산 아래 구릿골(동곡마을)을 중심으로 포교 활동을 했다. 강증산의 개벽 사상의 뿌리는 모악산 금산 바다신2릴게임 사와 맞닿아 있다.
금산사는 삼국시대부터 미륵신앙의 성지다. 우리나라 미륵신앙의 시조나 다름없는 진표율사가 금산사를 중창할 때 미륵을 모셨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위안을 주기 위해서였다. 미륵전은 국보 제62호로 지정되었고, 법당 안에 있는 현존하는 미륵불상은 옥내입불 중에 최대 크기로, 높이가 약 11m이다. 미륵불은 석가모니가 열반에 바다이야기무료머니 든 뒤 56억7,000만 년 후에 나타나 중생들을 구원한다는 미래의 부처를 말한다.
금평저수지 데크길.
금평저수지 일대 종교 유적 밀집
강증산의 사상은 제자 차경석에 의해 보천교로 발전했고, 선도 바다이야기릴게임 교·증산도·증산법종교·태극도·대순진리회 등 수많은 증산 계열 종파의 모태가 되었다. 금평저수지 주변은 구한말 불같이 일어난 신흥종교의 태동지였다가 점차 명맥이 약해졌지만, 최근에 강증산을 추종하는 대순진리회에서 대대적인 성역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구성산은 모악산도립공원 지구에 포함된다. 모악산의 서쪽 문턱과 같은 바다이야기#릴게임 곳에 위치하며, 우리나라 4대 종교의 기념비적인 건물들이 두루 있어 역사 탐방지로도 손색없다. 금산리 금산교회는 120년 전 데이트 선교사가 지은 한옥교회로, 초기 교회건축에서 나타나는 ㄱ자형 건물에 남녀가 구분해서 예배를 드리는 형태가 보존되어 있다. 부자인 조덕삼 장로가 그의 머슴이었던 이자익을 공부시켜 목사로 섬긴 일화가 유명하다. 오리알 터 아래 황새마을은 녹두장군 전봉준이 성장했던 곳이다. 원평마을은 동학의 집강소가 있고, 전봉준이 혁명을 논의했던 곳이다. 구성산과 나란히 있는 제비산에서는 정여립의 활동지와 쌍용사 등 그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김제평야.
들머리를 금평저수지 증산법종교본부 주차장에서 시작하면 트레킹과 산행을 겸할 수 있다. 대형버스 주차가 가능하고 간이화장실도 있다. 증산법종교본부는 강증산이 첫째 부인 사이에서 얻은 딸 강순임이 세운 종파로, 여러 채의 한옥 전각이 있다. 중앙에 '영대'라는 한옥 건물은 강증산 부부의 유해가 안치된 국가등록문화재다. 금평저수지는 3.5km의 데크 둘레길이 있어 전체를 돌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저수지 주변에는 예쁜 카페와 아름드리 벚나무가 많아서 포토존으로 인기 있다. 웅장한 한옥 건물들은 대순진리회 수련원이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데크길 중간에 있는 동곡마을은 증산계열 종교의 으뜸가는 유적지다. 낡은 한옥들이 예사롭지 않다. 이 마을에는 두 명의 기인이 살았다. 조선 선조 때의 혁명가 정여립이 이 마을에 거주하며 대동계를 조직하고 구성산과 제비산, 상두산에서 무술을 연마했다고 한다. 그리고 증산교 강증산이 열었다는 동곡약방(광제국)이 있고, 그는 1909년 이곳에서 사망했다.
헬기장 아래 학선암. 강증산의 유적지 중 하나다.
대체로 경사 완만한 원점회귀 코스
동곡마을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소나무가 울창한 데크길을 따라간다. 10분 정도 가면 아담한 정자가 나오고, 5분 더 가면 저수지 제방이 끝나기 직전에 구성산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정상까지는 3.59km를 가리킨다. 100여 m 경사면을 오르고 나면, 이후부터는 오솔길처럼 편안하다. 구성산은 흔한 바윗덩이 하나 보기 힘든 전형적인 육산이다. 이정표가 매우 잘 갖추어져 있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산인데도 등산로 상태도 매우 양호하다. 등산로 초입과 정상에서 싸리재로 내려가는 하산길의 급한 경사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완만하다. 굽은 소나무가 울창해서 솔향기가 진동하며 뒷동산 같은 길이 계속된다. 산불감시탑(263봉)에서 시야가 트이며, 드넓은 김제평야(금만평야)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넓은 들판에서 나는 풍부한 식량으로 인해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자연스럽게 신종교 운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정표에는 '쌍용사'·'용암등산로'라고 쓰여 있어 궁금증이 든다. 쌍용사는 금평저수지 아래쪽에서 정여립의 조상을 모신 사당 터였지만, 정여립은 기축옥사로 멸문지화를 당했다. 그 자리에 80여 년 전 금남스님이 쌍용사를 창건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토속신앙인 당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신 사찰이다. 용암마을의 용암龍巖은 정여립이 근처에 있는 용바위에서 천일기도 끝에 용마를 얻었다고 해서 불린 이름이다. 용암등산로 이정표는 쌍용사에서 학선암까지다. 등산로 중간에 수직굴 같은 두어 곳의 웅덩이는 예전에 금을 캐던 흔적이다.
학선암은 금산사의 말사로 통일신라 말기에 창건됐다는 설이 있다. 여러 채의 전각이 있는 아담한 암자다. 이곳도 증산교 계열의 신도에게는 중요한 유적이다. 강증산이 천지공사(세상을 바로잡기 위한 의식)를 했다고 한다. 10분 거리에 커다란 헬기장이 있다. 예전에 상봉이라 불렸으며, 봉화대가 있었던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100m 더 가면 나오는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다. 잡목이 많아서 조망이 시원하지 않다. 오히려 정상에서 벗어난 암릉지대에 멋진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김제평야와 전주 시내를 비롯해 모악지맥과 호남정맥에 있는 운장산·경각산 줄기들이 장쾌하다.
구성산 정상. 잡목으로 인해 조망이 좋은 편은 아니다.
싸리재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매우 사납다. 다행히 안전시설이 잘 갖춰져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싸리재는 모악산마실길(금산사길) 2코스와 합류하는 임도다. 모악산 금산사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모악산마실길은 백운동마을·귀신사·싸리재·금평저수지를 거쳐 원점회귀하는 13km의 산들길이다. 싸리재에서 임도를 따라 3km(40분 소요) 정도 내려가면 동곡마을이 나온다. 동곡마을 입구에 제비산(308m) 월명암 표지석이 눈에 띈다. 제비산은 '황제의 아내'를 뜻하는 산으로, 마을 사람들이 명혈 중의 명혈로 손꼽는 곳이다.
월명암을 오르는 시멘트 포장로는 상당히 가파르다. 언덕 오른쪽에 커다란 비석은 강증산의 두 번째 부인 김말순의 묘이고, 그 옆 밭고랑은 정여립이 거주했던 터다. 정여립은 "천하는 공물公物, 정해진 주인이 없다"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주장을 했다. 그를 따르는 무리가 많아지자 그는 진안 천반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월명암은 1931년 서백일이 창시한 용화교의 본부가 있던 곳으로 현재는 태고종단 소속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금평저수지의 풍광이 아름답다. 위쪽으로 정여립이 천일기도를 했다는 치마바위가 있다. 한 시대를 불꽃처럼 살았던 사람들의 외침은 찬 공기를 만난 뜨거운 입김처럼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월명암에서 내려다 본 금평저수지 노을이 환상적이다.
동곡임도.
산행길잡이
구성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의 들머리는 두 가지 코스가 있다. 증산법종교본부에서 출발하면 국가등록문화재인 영대와 삼청전을 관람할 수 있다. 간이 화장실이 있고 대형 차량 주차가 가능하다. 증산법종교본부에서 동곡마을회관 입구까지 약 1km 데크길을 걷게 된다. 동곡마을회관 입구에도 간이 화장실과 대형차량 주차가 가능하다. 산행 들머리는 정자를 지난 후, 금평저수지 제방 끝 직전에 오른쪽으로 구성산 이정표가 있다. 산불감시탑과 학선암 입구까지는 경사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헬기장까지 경사가 있고 정상도 고도차가 없다. 싸리재로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이지만, 안전로프가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다. 싸리재에서 동곡마을까지는 3km로, 약 40분 소요되는 지그재그 내리막이다.
교통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김제종합버스터미널까지 하루 6회(06:40, 09:10, 11:40, 13:50, 16:30, 19:30) 운행한다. 요금은 우등 2만4,400원, 시간은 3시간 5분 소요된다.
김제종합버스터미널 건너편 정류장에서 금산사행 5번 버스가 하루 17회 운행한다. 버스기사에게 금평저수지 하차를 미리 말하면 근처에서 내릴 수 있다. 금평저수지까지 도보로 약 7분 거리이다. 버스요금은 1,000원이다.
참고로 김제역 KTX 직통은 없지만 익산역에서 환승 가능하다. 익산역에서 김제역까지 하루 4회(11:35, 11:52, 12:34, 14:09) 운행하며, 12분 소요된다.
맛집
금평저수지 주변에는 오랫동안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식당들이 여럿 있다. 온수집(063-545-0813) 어탕국수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별미다. 저수지에서 직접 잡은 민물새우와 민물고기를 갈아서 추어탕처럼 진득하게 끓인다. 어탕국수(보통) 8,000원, 어탕수제비 1만 원.
조양월(063-543-4700)은 메기탕과 참붕어찜이 주메뉴다. 35년 이상 이곳에서 터를 잡아 온 맛집이다. 참붕어찜(대) 5만5,000원, 메기탕(대) 5만5,000원, 빠가탕(대) 6만5,000원.
월간산 2월호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