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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 한인타운에 사는 김씨네 가족은 합법적인 영주권자이지만 초인종만 울려도 겁에 질려 불부터 끈다. 말문이 막 트인 3세 아들의 입도 막는다. ‘쾅쾅쾅’ 문소리가 들리면 뒷문부터 살피고 여권과 위치추적기를 챙긴다. 벌써부터 올해 입학을 앞둔 딸의 등굣길이 걱정이다. 어릴 때 이민 온 김씨는 이민 초기에 단속에 걸렸던 이력이 있어 자칫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미국 내 한인 및 이민자 권익 보호를 위한 연합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미교협)는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연방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이민단속 요원의 단속이 한창이던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 참석한 목회자 이지만씨는 ICE 요원이 급습했던 상황을 전하며 “이웃들은 언제든 떠날 수 있도록 비상용 가방을 쌌고, 우리도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한국계 입양인 김 박 넬슨 미네소타주 위노나 주립대 교수도 “한국인이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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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화된 이민 정책으로 한인 사회가 극심한 공포와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한인타운 거리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아시아인을 체포하는 모습이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미교협) 제 골드몽 공
한인 사회에선 ICE가 미네소타주를 겨냥한 배경 중 하나로 한국계 입양인이 많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미국 센서스국(USAFacts)과 미네소타주 통계 분석 기관(MN Compass)이 2024~2025년 추산한 자료가 근거로 제시된다. 자료엔 미네소타주 인구 580만명 중 해외 야마토게임예시 출생자가 52만명(9%)으로 주민 11명 중 1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전쟁 때 미네소타주가 9만5000명 이상 파병했고 종전 후 전쟁고아 입양운동이 확산된 영향이다. 현재 이곳에 사는 한국인 입양자는 약 2만~2만5000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다. 미 전역 한국인 입양인은 12만~15만명으로 추산되는데 그중 약 10%가 미네소타주에 몰린 셈이다.
바다이야기#릴게임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한 ICE의 기습적인 단속에 한인 이민자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민자 단체들에 따르면 ICE는 국세청(IRS)과 사회보장국(SSA) 자료를 토대로 이민자 거주지역을 탐색한 뒤 수색한다. 이들은 법원 영장 대신 국토안보부(DHS) 발부 영장을 제시하는데 이 영장은 법적 효력이 없어 미 수정헙법 4조(신체·주거·서류 등의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단체들은 주장한다. 또 ICE가 이민자 신상정보를 열람하는 것도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미교협과 아시안법률회의는 이런 이유로 지난해 11월 ICE와 국세청·사회보장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인 추방 재판도 급증했다. 시라큐스대학 사법정보센터(TRAC)가 지난해 9월 30일 기준으로 조사한 연방이민법원 한인 추방 소송 계류 건수는 636건이다. 2019년 이후 감소했던 소송은 4년 만인 지난해 반등했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가 205명으로 가장 많고 뉴욕 94명, 뉴저지 84명, 조지아 49명, 버지니아 46명, 텍사스 30명, 펜실베이니아 9명 순으로 한인타운이 큰 지역에 분포됐다. 단순 이민법 위반이 553명(86.9%)으로 대부분이다.
한인들의 경제적 피해도 팬데믹 때보다 심각하다. 온라인 기자회견에선 한 식품점 주인의 사례가 소개됐다. 그 주인은 코로나 때 10%가량 줄었던 매출이 단속 강화 이후 60%까지 감소했다고 전했다. 트윈시티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익명의 한인 이민자도 “단속이 강화되면서 직원을 구하기 힘들어 매장 두 곳 중 한 곳을 휴업했다”고 말했다.
11일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한인타운 거리에서 ICE 규탄 시위에 참여한 한인들이 북을 치며 행진하고 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미교협) 제공
한국 이민자들은 식품, 미용, 운송 업체를 주로 운영하는데 무엇보다 자금 유동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연방 중소기업청(SBA)은 다음 달 1일부터 대출 신청을 시민권자로 제한했다. 영주권자가 많은 한국 이민자들은 대출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들은 한국의 이중국적 금지 원칙으로 시민권보다 영주권을 선호해 왔다. 은퇴 후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역이민’ 고려자에게는 영주권이 더 유리했다. 영주권만으로 불편함이 없어 시민권을 굳이 취득할 필요가 없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7월 귀국길에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체포돼 4개월간 구금된 김태흥(41)씨다. 5세 때 부모님과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35년을 미국에서 살았지만 시민권이 없어 봉변을 당했다.
이번 단속이 이전에 비해 더 가혹한 이유는 이민자 국적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과 제3국으로 추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1기 때만 해도 단속된 이민자 국적이 공개됐지만 2기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갑송 미교협 나눔터 국장은 “국적이 공개되면 인종차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국적을 알 수 없으니 어느 나라에서 온 이들이 추방 위기에 놓였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1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노 킹스 데이(No Kings Day)’ 시위에 참여한 한 한인이 ‘ICE 꺼져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미교협) 제공
김 국장은 미국 출생 자녀가 있는 한인 가정을 사례로 들었는데, 아이만 시민권자여서 단속에 걸린 후 온 가족이 미국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민연구센터가 2004~2006년 조사한 결과 미국 내 서류 미비자는 1100만명이며 그중 12만명이 한인이다. 서류 미비자는 영주권을 제외한 이민자와 입양인을 뜻한다. 김 국장은 “미네소타주에 ICE 요원 700명이 철수했지만 전국 12만명 한인들의 공포는 여전하다”며 “3월 28일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노 킹스 데이(No Kings Day)’ 때 1000만명 이상이면 트럼프 행정부도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미교협은 1025개 단체들과 성명을 내고 △ICE 협력 기업 불매운동 △ICE 예산지급 중단 및 인권침해와 헌법 위반에 대한 조사 착수 △ICE 철수와 민간인 사살 요원에 대한 법적 책임을 촉구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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