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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누군지는 잊어 사람들이 말엔 말도 긴장된2022년 11월15일 서울남부보호관찰소 전자감독과 직원들이 전자발찌 착용 시범을 보이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인간은 성욕과 파괴욕으로 움직인다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은 인간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바라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명이 넘는 강력범죄자를 면담한 백승경은 적어도 프로파일러로서 프로이트의 주장에 동의한다. “성욕과 공격성은 같이 가요. 삶과 죽음이 같이 가듯이.”
그의 첫 면담자도, 첫 사건도 모두 연쇄 강간범이었다. 잡고 보면 범인들 황금성게임랜드 은 모두 과거에 유사한 전력이 있었다.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모든 성범죄자는 경찰과 법무부 내부 시스템에 신상 정보가 등록된다. 이 중 죄질이 무겁거나 재범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대중에게도 신상이 공개된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기타 강간?강제추행 등 성 메이저릴게임사이트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받았다가 다시 성범죄로 검거된 자가 1213명에 달했다. 하루 약 3.3건꼴로 재범이 일어난 셈이다.
연쇄의 고리를 끊으려면 패턴을 읽어야 한다. 백승경이 교도소를 다니며 가장 많이 만난 범죄자도 연쇄 강간범이었다. “프로파일링이라고 하면 대부분 연쇄 살인마를 떠올리는데, 사실 바다이야기게임방법 그 수는 많지 않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살인사건에는 가해자 진술만 있어요. 피해자는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반면 성폭행 사건 데이터는 훨씬 정확하다. 용기를 내 피해를 신고한 피해자의 진술을 통해 가해자의 거짓말을 걸러내고 더 정확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연쇄 성폭행이야말로 프로파일링 연구가 가장 필요한 범죄다.
황금성오락실
미국 FBI는 성범죄자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눈다. 백승경처럼 특히 연쇄 성범죄에 주목했던 프로파일러 로이 헤이즐우드의 노력으로 체계화된 분류법이다. 첫 번째 유형은 권력 확인형 강간이다. 성적으로 무능한 남성이 자신의 힘과 남성성을 회복하거나 증명하기 위해 저지른다. 두 번째 분노형 강간과 세 번째 가학형 강간은 폭력성이 훨씬 릴게임몰메가 두드러진다. 분노형 강간의 범죄 동기는 성적 만족감이 아니라 피해자를 모욕함으로써 분노를 해소하는 데 있다. 가학형 강간범 역시 자신의 가학적인 환상을 이루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가장 위험한 성적 포식자’다. 마지막 기회형 강간범은 말 그대로 기회가 있을 때 강간을 시도하는 사람이다. 보통 절도나 강도·납치 같은 다른 범죄를 ‘하는 김에’ 같이 저지른다.
한 범인이 여러 유형에 속할 수도 있고, 동기나 폭력성의 정도도 모두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잡히기 전에는 멈추지 않는다는 점. 내가 잡지 않으면 피해자가 잡힌다는 생각은 프로파일러를 신중하게 만든다. 백승경은 현장을 둘러볼 때 ‘이번에는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프로파일러가 직접 현장을 둘러본다는 건 형사들이 이미 모든 방법을 시도해봤음에도 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20년 베테랑 프로파일러 백승경은 한순간도 확신하지 않았다. “한 번인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연쇄 성폭행 사건인데, 현장에 가서 용의자 동선을 따라 걷다 보니까 뭔가 느낌이 오더라고요.”
2015년 1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전남의 한 시골에서 노부인만을 대상으로 한 연쇄 성폭행 사건 여덟 건이 일어났다. 알고 보니 10여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적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범죄가 뚝 끊겼고, 마을 사람들은 안도했다. 그런데 그놈이 다시 돌아왔다. 전남지방경찰청은 피해자들이 비슷한 연령대라는 점, 마을 외곽에 반려견 없이 혼자 거주하는 노인들이라는 점과 범행이 발생한 시간과 장소, 범인이 저지른 성적 행동과 언어적 특성 등을 종합할 때 동일범에 의한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작고 끈끈했던 시골의 마을 공동체가 다시 무너지고 있었다. 전남경찰청에서 근무하는 후배 프로파일러는 본청에 있는 백승경에게 연락했다. 용의자의 연령대나 직업군, 거주지 등을 프로파일링하는 중인데, 검토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현장에 간 백승경은 마을 골목부터 걸었다. “워낙 이런 사건을 많이 봐서 그런지 감이 오더라고요. 이놈이 새벽에 이 길을 걸어 다닌 게 느껴졌어요. 얘, 이 공기 쐬러 왔구나. 사는 게 힘들고 팍팍하겠구나.”
“이놈, 새벽 공기 쐬러 왔구나”
프로파일러의 촉에는 근거가 있었다. 주변 마을 사람도 아닌데 굳이 이곳까지 찾아와서 새벽 시간대에 노부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건 가정이 있거나 평범한 직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사람이 취미라고 별거 있겠어요. 낮에 하루 종일 주눅들어 있다가 자신을 위협할 만한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 와 돌아다니면서 이런 짓으로 자기 욕구를 해소하는 거죠.”
주변 부락에서도 수 킬로미터 떨어진 외진 곳을 우연히 찾았을 리는 없었다. 백승경은 범인이 현재 주민은 아닐지라도 과거 이곳에 살았거나, 마을회관이든 교회든 잠시 이 마을에 일을 보러 왔던 경험이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마을이 아니기 때문에 범인은 지리감을 이용해 자신의 모습이 찍히지 않는 어딘가에 차나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이동했을 터였다.
프로파일링은 결국 확률 싸움이다. 수사팀도 확률에 베팅했다. 차를 세워둘 만한 공터나 한적한 곳과 연결된 유입로에 새로 CCTV를 설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의 모습이 찍혔다. 수사팀은 차량 번호판을 조회해 용의자를 추적했다. 피해자의 옷에서 검출된 DNA와 용의자의 DNA가 일치했다. 그는 젊은 여성뿐만 아니라 노인에게도 성적 매력을 느끼는 성향이 있는 자였다.
범인은 그 마을에 있는 유일한 교회를 다닌 적이 있었다. 살인을 저지르고 10년 동안 복역하느라 연쇄 성폭행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출소한 뒤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살아갔다. 왜 하필 그 마을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아, 거기 공기가 되게 좋아요. 새벽에.” 용의자를 면담한 후배는 백승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배, 어떻게 아셨어요?”
절대다수 성범죄자에게 모든 여성은 잠재적 범행 대상이다. 나이나 외모를 가리지 않는다. 백승경은 ‘나는 괜찮겠지’라는 착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 프로파일러들은 아무리 작은 창문일지라도 반드시 잠그고, 디지털 도어록이 끝까지 잠기는 소리가 날 때까지 손잡이를 붙잡고 있는다. 밖에서는 절대 이어폰을 끼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이 길이 익숙해도 으슥한 골목길이면 남들에게도 으슥한 골목길이에요. 그 길을 지나가면서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돼요. 드라마로 치면 피해자가 ‘어?’ 하고 뒤를 돌아보는데 귀신처럼 아무도 없는 순간이 있잖아요.” 모두가 그다음 장면을 알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효과적인 건 잠재적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몸을 사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백승경은 연쇄 성범죄자 프로파일링을 중요하게 여긴다. “중요한 건, 범죄가 발생했을 때 빨리 범인을 잡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있는 거고요.”
※‘경찰로 간 심리학자들’ 기획은 〈시사IN〉과 웹툰·웹소설 및 논픽션 기획사 에스판다스가 협업한 결과물입니다. 축약된 버전의 이 기획 기사 전체 내용은 올 상반기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나경희 기자-에스판다스 공동 기획 did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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