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 해답은 시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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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명현혜달
작성일 : 2026.01.2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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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no1reelsite.com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삼일문 앞에서 왼손에 도시락 봉투를 든 한 남성 노인이 점심 도시락 수령을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노인들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최주연 기자
"낸들 어찌 알겠어. 서로 연락하던 것도 아닌데."
지난달 18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팔각정 옆 벤치에 홀로 앉아 종이신문을 펼쳐 보던 권대진(81)씨는 '많던 노인들이 다 어디 갔느냐'는 질문에 시큰둥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다. 탑골공원은 '노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인의 성지'라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썰렁하기 짝이 없었다. 공원 안팎에 머무르는 노인은 50명이 안 됐다. 권씨는 "최소 몇백 명은 있었는데 여름에 장기·바둑판 치우고 이렇게 됐다"며 "공원은 깨끗해졌다지만, 여기 모이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뭘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종로구청은 지난해 7월 31일 탑골공원 북문 외곽 담벼 릴게임몰메가 락의 장기·바둑판 20여 개를 철거했다. 3·1운동 성지인 탑골공원이 노인들의 잦은 주취 난동과 폭행 등에 훼손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의도대로 공원은 반년 새 조용하고 쾌적한 장소로 바뀌었다. 하루 종일 머무르던 노인들이 떠나버린 탓이다. 그러나 권씨 지적대로 노인들은 도시 미관에 안 좋다는 이유로 밀려났을 뿐, 어딘가에서 일상을 이어가야 한다.
바다이야기온라인 한국일보는 지난 연말 2주간 탑골공원 인근에서 노인 20여 명을 만나 그들의 일상을 추적했다. 탑골 노인들의 일상은 반년 전보다 훨씬 외롭고 파편화돼 있었다. 지하철, 대형 종교시설 등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곳에 홀로 숨어들었고, 하루 일과 전체를 무료급식에 맞춰 재편하기도 했다.
'무료급식 성지'로 전락한 탑 릴게임손오공 골
13일 오전 무료급식 인파가 빠져나간 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팔각정이 한산하다. 최주연 기자
한국일보가 2주 동안 현장에 머물며 취재한 결과, 매일 탑골공원 안팎에 머무르는 노인은 대부분 시간대에서 30명을 넘 릴게임방법 지 않았다. 그러나 ①오전 6시 30분~7시 ②오전 8~9시 ③오전 11시~낮 12시 30분 등 무료급식 관련 시간대에만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 과거 '노인의 성지'였던 탑골공원이 이젠 '무료급식 성지'로 변했다.
가난한 탑골 노인이 공원 인근 무료급식소 세 곳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은 이렇다. ①오전 6시엔 '허경영 하늘궁' 측 도시락 수령용 번호표, 오전 7시엔 조계종이 운영하는 원각사 무료급식소의 점심 번호표를 각각 받아 보관한다. ②오전 8시 30분이 되면 민간 운영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아침 주먹밥을 먹는다. ③오전 11시 40분에 '허경영 도시락'을 챙긴 직후 원각사에서 점심을 먹는다. ④아껴둔 도시락으로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선 실업자들과 노인들의 모습'이 탑골의 상징적 장면으로 부각됐지만, 노인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탑골은 노인들이 모여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도심의 몇 안 되는 공간이었다. 2016년 서울연구원이 탑골·종묘공원 노인 523명을 조사한 결과, 57명(10.9%)만 '무료급식 때문에 온다'고 답했다. 탑골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 상대가 있다'(294명·56.2%)는 점을 들었다. 점심 식사 이후에도 탑골 일대에 머무른다는 답변도 97.7%에 달했다. 10년 새 공원의 기능과 성격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장기·바둑은 마지막까지 탑골공원에 자리했던 '자생적 노인 문화'의 명맥을 지킨 여흥거리였다. 탑골에서 30년 이상 장기·바둑판을 제공한 박손서(74)씨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천국'에 몰려들던 노인은 최대 200명에 달했다. 직접 '착수'하는 게 탑골의 장기·바둑을 즐기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다. 장기·바둑을 매개로 구경꾼들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친목을 다졌다. 김경수(75)씨는 "장기판을 둘러싸고 어렵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얘기하는 재미가 있었다"며 "끼니도 해결하고 외로움도 덜어냈다"고 전했다.
지난 2023년 1월 1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장기·바둑장 일대가 노인들로 붐비고 있다. 이한호 기자
탑골 떠나 뿔뿔이 흩어진 노인들
13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장기와 바둑이 금지되기 전 장기, 바둑판을 내놓던 상인 박손서씨가 보관하던 판을 꺼내보이고 있다. 최주연 기자
그렇게 탑골을 떠난 노인들은 어디로 갔을까. 확실한 건 시청과 구청이 마련해둔 '센터'로는 안 갔다는 점이다. 노인들을 위한 실내 장기·바둑실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 측은 "장기·바둑실 일일 이용자 수는 철거 전후로 동일하게 20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민이 아니라서 센터 등록 자체가 불가능한 노인들이 많고, 서울 거주자라고 해도 등록 절차나 내부 규칙을 귀찮게 여겨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그렇다고 노인들이 다른 장소로 함께 몰려가지도 않았다. 그나마 탑골에서 600m 떨어진 종묘광장공원 장기·바둑장에서 '탑골 출신 장기 마니아들'이라는 노인 10여 명을 만날 수 있었다. 무리에서 '용형'으로 불리는 노인은 "탑골 사람들 10분의 1도 안 넘어왔다. 뿔뿔이 흩어졌다는 것만 알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근처에 널린 기원에도 안 왔다고 했다. '성원기원' 관계자는 "4,000원만 내면 하루 종일 놀 수 있지만, 한 달로 치면 12만 원이니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겐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노인들의 행선지를 일일이 추적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용형'의 얘기처럼 탑골 노인들이 뿔뿔이 흩어진 것만큼은 분명했다. 한국일보는 취재 기간 중 동행을 허락한 몇몇 노인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들의 구체적인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1호선에 노인이 많은 이유... "햇살"
지난달 26일 오전 지하철 1호선에 탑승한 노인 고씨가 종점인 경기도 양주역에 도착하자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서울 구로구 대림동에 사는 고모(81)씨를 만난 건 지난달 26일 새벽이었다. 영하 11.2도의 한파가 불어닥쳐 두꺼운 점퍼에 귀마개, 면 마스크, 스키 장갑까지 단단히 무장한 모습이었다. 고씨가 이렇게 추운 날에도 급식을 타러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고씨는 30만 원짜리 월세방에 살고 있는데, 현재 수입은 국민연금(35만 원), 기초연금(27만 원), 노인 일자리 월급(33만 원·반장수당 포함)을 합친 95만 원이 전부라서 세 끼를 해결하기에도 벅차다. 고씨는 최근 오래 탄 자전거가 고장 나서 20만 원짜리 새 자전거를 장만했는데, 이마저도 4개월 할부로 샀다.
오전 7시까지 탑골공원 정문의 '허경영 하늘궁'에서 나눠주는 도시락 수령용 티켓과 원각사 무료급식소의 점심 급식 표를 챙긴 고씨는 곧장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갔다. '아침애만나'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오전 8시쯤 식사를 마친 고씨는 "점심 도시락 받을 때까지 3시간만 때우면 된다"고 하더니 곧장 출근 인파로 붐비는 1호선에 다시 몸을 욱여넣었다. 목적지는 종점인 경기도 양주역이다. 고씨는 "양주에 뭐가 있는 건 아니고, 양주 찍고 탑골공원으로 돌아가면 밥 시간이 딱 맞는다"고 설명했다. 종종 남쪽으로는 수원, 서쪽으로는 인천까지 갔다 온다고 했다.
서울역에서 한 정거장씩 멀어질 때마다 직장인들은 줄어들고 전철은 한산해졌다. 이동하는 1시간 동안 고씨는 노약자석에서 꼼짝도 않은 채 계속 노트에 '육십갑자'를 적어내렸다. 고씨는 "내년에 나랑 가족들이 몇 살이 되는지 계산하면서 시간을 때운 것"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외운 사자성어를 지하철에서 한자로 다 적는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역사에서 노인 고씨가 그동안 자신이 전철을 타며 한자로 적은 사자성어 메모를 펼쳐 보여주고 있다. 나광현 기자
양주역에 도착해 30분 정도 시간을 보낸 뒤 서울로 돌아오는 전철 칸에는 햇살이 가득했다. 창밖을 바라보던 고씨는 기자에게 "왜 노인들이 1호선에 많은지 아느냐. 1호선은 지하로 안 다니니까 해도 들고 아름답지 않냐"면서 "덜 답답해서 타는 것"이라고 했다. 종로3가역에 내려 탑골공원으로 돌아온 고씨는 도시락을 챙긴 뒤 급식소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오후엔 복지센터에서 탁구(1시간 제한)를 친 뒤 집에 간다고 했다.
노인들은 고씨처럼 꼭 지하철을 타지 않더라도, 돈 들이지 않고 추위를 피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각자의 장소들을 찾고 있었다. 종로3가 지하철 역사 내부 원형 의자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5호선을 타고 TV가 설치된 김포국제공항 대합실로 가기도 했다. 멀리는 '각설이 공연'을 보러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으로 향하는 노인도 있었다. 조계사 등 눈치를 덜 봐도 되는 대형 종교시설에 몸을 맡기는 경우도 있었다. 장기·바둑판 철거 후 명동성당 일대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60대 A씨는 가난한 노인들의 처지를 '뻘게'(뻘밭에 사는 작은 게)에 비유했다. 사람이 다가오면 숨었다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나와 몰래 움직이는 게의 모습과 똑같다는 자조였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무료급식은 유일한 '목적 있는' 행위
13일 이른 아침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점심식사용 번호표를 수령한 노인들이 송해길에서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이 노인들은 대부분 종로3가역에서 1호선을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해 '아침애만나' 무료급식소에서 아침 식사를 먹거나, 근처의 '전국천사무료급식소'로 이동해 대기한다. 최주연 기자
하루 시간표의 빈 부분을 다른 무료급식으로 채워버리는 노인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세 끼를 제외한 남는 시간에 다른 급식소 등으로 끊임없이 이동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명동밥집'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전모(72)씨의 머릿속엔 '무료급식 데이터베이스'라도 있는 듯했다.전씨는"서울아리수본부 앞 매일 오전 9시"(구세군), "사당역 1번 출구에서 한국전력 방향 매일 오전 10시"(까리따스 수녀회), "경동시장에서 홍릉쪽 올라가는 길 두 번째 고물상 근처로 명동밥집(수·금·일)과 반대 요일(월·화·목·토) 오전 11시, 200원씩 받는다"(프란치스꼬의 집), "성남 모란시장 근처 오후 5시, 밥 남기면 이태리 신부가 혼낸다"(안나의 집) 등 서울·경기 지역의 주요 무료급식 위치와 운영 시간, 특징을 줄줄 읊었다.
연말엔 무료급식과 더불어 겨울 점퍼 등 선물을 함께 나눠주는 특별 행사가 많아 '대이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달 24일 새벽 탑골공원은 평소보다 훨씬 한산했다. '청량리 밥퍼 무료급식소에서 점퍼를 뿌린다'는 소문이 퍼진 상태였다. 경기도 군포에서 온 이모(71)씨는 뒤늦게 소식을 듣고 주변 노인들에게 "지금이라도 가면 받을 수 있겠냐"며 묻더니 급히 1호선을 타고 청량리로 향했다. 이씨가 오전 7시 급식소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300명 가까운 노인이 줄을 서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달 24일 서울 동대문구 무료급식소 '밥퍼'에서 거리성탄예배에 참석한 뒤 선물 보따리(사진 속 주황색 쇼핑백)를 받은 한 노인이 지하철1호선 청량리역을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다(왼쪽 위 사진). 같은 선물 보따리의 모습은 청량리역(오른쪽 위 사진), 지하철1호선 서울역 인근 새꿈어린이공원(오른쪽 아래 사진), 서울역(왼쪽 아래 사진)에서 동일하게 발견됐다. 노인들의 '대이동' 흔적이다. 나광현 기자
밥퍼의 '거리성탄예배'가 끝난 뒤 오전 11시 50분쯤 선물 배부가 시작됐고, 새벽 5시부터 기다려 가장 먼저 선물 보따리를 받은 노인들은 황급히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이날 '아침애만나'에서 나눠주는 300장의 겨울 점퍼까지 동시에 챙기기 위한 것이었다.
노인들이 필요 이상으로 무료급식과 선물만 찾아다니는 이유는 '그나마 목적 의식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청량리 밥퍼에서 만난 김모(67)씨는 "하루 종일 급식소 뺑뺑이만 도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며 "젊을 때 돈 모으는 데만 신경 쓰다 보니 돈 쓰는 법을 알지 못하거나, 나이 들어서 할 일도 없는데 그나마 '미션'(임무)처럼 할 만한 일이 급식소 찾아다니기"라고 했다.
김씨는 무료급식소를 비롯해 예배를 드리면 돈을 주는 교회 등 가볼 만한 '무료 스팟'을 정리해놓고 돈을 받고 파는 노인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일부 노인들은 이렇게 곳곳에서 무료로 받은 선물들을 모아 주말 오전마다 동묘시장에 좌판을 깔고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거동 불편 노인들 '동선' 추적 자체가 슬픈 현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오전, 무료급식 인파가 빠져나간 뒤 공원 내부 팔각정이 한산하다. 최주연 기자
경로당·복지센터 등과 비교해 탑골공원이 가진 대체불가의 매력은 '익명성'과 '자유'였다고 노인들은 입을 모은다. 서로 처지를 묻지도 않고, 돈을 쓸 필요도 없고, 누구도 통제하거나 간섭하지 않는 가난한 노인들의 마지막 성지가 탑골이었다. 손모(73)씨는 "공짜밥 타겠다고 새벽부터 나와 길바닥에 줄 서는 사람 중 자랑할 만한 인생이 몇이나 되겠냐"며 "비슷한 처지니까 서로 사정을 묻지 않아도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2016년 서울연구원 '종묘탑골공원 주변어르신 실태와 욕구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2.6%(432명)는 거주하는 집 근처에 복지관이나 경로당 등 복지시설이 있음에도 탑골·종묘공원을 찾는다고 했다. 복지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다른 이용자들이 마음에 안 든다'(163명),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없다'(126명)는 답변이 많았다. '시설'이 탑골 노인들에게 대안이 되지 못하다 보니, 노인들은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다.
2021년 탑골공원 일대를 연구한 정은혜 건국대 모빌리티인문학연구원 교수는 "탑골공원은 외부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받았지만, 공원 속 노인들은 주체적 사회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세운 '암묵적 규칙'을 토대로 능동적 의미를 만들어갔다"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흩어져 도심 곳곳에 숨어들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