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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명현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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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향이 얼마 소용없어. 다시 액세서리를 그리고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2년 차 직장인 A씨(28)는 밤 11시가 넘은 시각, 잠자리에 드는 대신 스마트폰을 켰다. 이직 문제로 직장 상사와 갈등을 빚은 뒤 마음이 복잡해서다. A씨가 접속한 앱은 사주·타로 상담 플랫폼 사주나루. 익숙한 손놀림으로 코인을 충전한 그는 평점 4.9점을 기록 중인 타로 상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 저 이번에 이직하는 게 맞을까요? 상사 때문에 너무 힘든데….” “잠시만요, 카드를 뽑아볼게요. 지금 ‘검의 8’ 카드가 떴네요. 스스로 갇혀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눈가리개만 풀면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에요. 내년 2월쯤 이동수가 강하게 바다이야기게임2 들어와 있으니 조금만 버티세요.”
15분 남짓한 상담 끝에 A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담료로 3만원 남짓을 썼지만 아깝지 않다. 그는 “친구들에게 하소연해봤자 뻔한 위로만 듣는데, 여기서는 내 운세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시기와 방향을 알려주니 훨씬 속 시원하다”며 “답답할 때마다 편의점 가듯 앱을 켠다”고 말했다.
모바일릴게임 A씨의 사례는 더 이상 특이한 풍경이 아니다. 과거 미아리 고개나 골목길 철학관을 찾아가야만 했던 점집들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왔다.
운세 상담 플랫폼 1위 ‘사주나루’는 검증된 사주 전문가를 기반으로 직접 상담을 원하는 이용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용자는 타로·신점·사주 등 바다신2다운로드 분야별 전문가의 후기를 확인한 뒤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주나루 홈페이지 갈무리)
왜 지금 ‘운세’인가
MBTI처럼 ‘내가 누구인가’를 ‘디깅’
왜 운세 시장이 이처럼 커질까.
‘자존감도둑’의 릴게임사이트추천 저자 이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앞날을 설명해주는 무언가에서 위안을 얻으려 한다”며 “과거에는 삶을 규정해주는 사회 규범이 명확했지만, 지금은 선택지만 무한히 많아져 막막함이 커지다 보니 사주를 그 선택의 공백을 메우는 일종의 가이드 역할로 인식한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MZ세대의 ‘디깅(Digging) 야마토통기계 문화’가 결합했다. 이들에게 사주는 맹신해야 할 미신이 아니라 MBTI처럼 ‘나’를 이해하는 도구이자 분석 대상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진로·결혼 등 불확실성이 큰 현실에서 자신의 위치와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심리 욕구가 작용한다”며 “대부분은 불안 완화와 자기 이해를 위해 긍정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종현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개인주의 가치가 강화되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확인하려는 욕구가 커졌다”며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쉽고 빠르게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IT 기술이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과거 점집을 찾아가는 행위가 가졌던 심리적, 물리적 부담감을 모바일 앱이 제거했다. AI 기술은 24시간 저렴한 가격에, 혹은 무료로 사주를 볼 수 있게 만들었고, 비대면 선호 경향과 맞물려 폭발적인 트래픽을 만들어냈다.
시장 지배자 두고 격전
기업으로 진화한 점집들
이런 흐름을 타고 등장한 운세 플랫폼 기업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크게 상담 연결형, AI·데이터 기반형, 콘텐츠형으로 나뉘며, 최근에는 이 경계를 허무는 ‘슈퍼앱’ 경쟁이 치열하다.
상담 연결형 사업 모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규모의 경제’를 증명한 곳은 사주나루다. 사주나루는 2024년 기준 운세 상담 플랫폼 최초로 연매출 400억원(영업이익 79억원) 고지를 밟으며 업계 1위를 공고히 했다. 지난 5년간 평균 매출 성장률이 200%에 달할 정도다. 사주나루의 핵심 전략은 ‘프리미엄 상담의 대중화’다. AI나 챗봇이 아닌 검증된 타로 마스터, 무속인, 사주 전문가 1000여명을 보유, 1대1로 연결하는 ‘휴먼 터치’에 집중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육성을 통한 직접적인 공감과 상담을 원하는 니즈가 크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또 다른 전화 상담 시장의 숨은 강자 ‘사주천궁(운영사 멘토뱅크)’ 역시 탄탄한 실적을 과시하고 있다. 멘토뱅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사주천궁은 2024년 매출액 약 275억700만원, 영업이익 약 48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알짜배기 실적을 냈다. 2023년 매출 275억5000만원, 영업이익 55억8000만원과 비교해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사주천궁이 타로, 신점 등 각 분야 전문가와의 실시간 1대1 전화 상담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며, 사주나루와 함께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전화 상담 시장의 전통 강호 홍카페는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O2O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홍대 앞에 실제 오프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상담 공간을 브랜드화했고, 이를 온라인 플랫폼과 연동해 신뢰도를 높였다. 이외에도 천명(천명앤컴퍼니)은 ‘신점’ 영역에 특화해 전국의 용한 무당을 찾아주는 O2O 서비스로 연매출 5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AI·데이터 기반형 사업 모델 중에서는 트래픽과 기술력 면에서 ‘점신’을 운영하는 테크랩스의 행보가 가장 매섭다. 테크랩스는 국내 운세 앱 최다 규모인 1900만 다운로드를 보유한 ‘점신’을 필두로 지난해 매출액 약 979억원, 영업이익 약 105억원을 기록(점신 외 의료 마케팅 매출 포함)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테크랩스는 최근 점신의 기술적 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순히 운세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압도적인 유저 데이터를 AI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선보인 ‘오늘의 관상’ 서비스다. 사용자의 얼굴 이미지를 AI가 분석해 눈·코·입·인중 등 주요 안면 요소를 파악하고, 자체 개발한 관상 알고리즘과 사주 정보를 결합해 하루의 운세와 감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한다.
콘텐츠 유형에서는 운칠기삼이 발군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포스텔러’는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 창업자의 ‘IT DNA’를 바탕으로 2023년 흑자전환에 이어, 2024년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100억원 클럽’에 안착했다. 포스텔러의 가장 큰 무기는 ‘캐릭터 IP’다. “운세는 어렵고 무겁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웹툰 스타일의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을 도입했고, 이는 MZ세대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세븐일레븐(신년운세 떡만둣국), 포토이즘(캐릭터 프레임), GS25(부적 캔디) 등 유통 업계와의 활발한 컬래버레이션은 포스텔러가 단순한 앱을 넘어 ‘콘텐츠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화려한 성장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 존재한다.
가장 큰 우려는 ‘과의존’이다.
이준용 전문의는 “잠시 위안을 얻는 수준이면 문제없지만, 사주에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맡기기 시작하면 자기효능감과 문제 해결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디지털 범죄 악용 가능성도 민감한 화두다. 정종현 교수는 “점집 방문에 대한 낙인을 피해 비대면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요가 크지만, 생년월일과 출생시각 등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유출이나 범죄 악용 가능성이 있다”며 “플랫폼 차원의 안전장치가 지금보다 훨씬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양유라 인턴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8호 (2025.12.10~12.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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