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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명현혜달
작성일 : 2025.11.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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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을 지키는 길이겠죠? 그냥 이렇게라도 털어놓고 싶었어요. 고맙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에 짓눌리기도 하는 삶소소한 기록으로 ‘기쁨 레이더’ 가동을사연자님, 안녕하세요. 제가 감히 짐작할 수 없는 피로한 일상 속에서 짬을 내어 귀한 사연을 적어주셨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금부터 사연자님을 반짝이님이라고 부김실장따라하기
르려고 합니다. 예전엔 반짝이던 시절이 있었다고 써주신 문장을 참고했습니다.(사실 그 문장은 보내주신 글 속에서 가장 슬프고, 동의할 수 없는 문장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삶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반짝이님께서 느끼실 공허함을 (적어도 머리로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때 반짝이님을 움직이게 했던 그 모든 욕망들이 지세력매집
금은 ‘엄마’라는 거대하고 강력한 역할 아래에서 억제되거나 무뎌지고 있을 테니까요. 아침에 일어나 남편과 아이의 식사를 챙기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눈 깜짝할 사이 다시 아이를 데려올 시간이 되고, 저녁이 되어 아이를 씻기고 재우기 무섭게 자신도 쓰러져 잠이 들고. 그런데 다음날 아침엔 또 같은 하루가 기다리고 있고…. 아무리 육아가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 하더라도 불쑥불쑥 ‘나는 어디까지 사라져도 괜찮은 걸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내가 맡은 역할이 나라는 존재를 압도하는 순간 인간은 이런 공허감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비단 ‘엄마’에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요. ‘아빠’나 ‘자식’이 될 수도, ‘학생’이나 ‘사장님’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요조’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신수진도 반짝이님처럼 침대에 누워 종종 눈물 바람을 합니다. 가장 최근의 눈물 바람은 과로로 몸에 탈이 났는데 일하느라 병원에 갈 시간조차 없어 이틀 연속 밤늦게 응급실에 다녀왔을 때였어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털썩 누워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가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렇게 무리한 일정을 신나게 만들어놓은 사람이 다름 아닌 저더군요! 아마 반짝이님도 기꺼운 마음으로 엄마가 되리라, 스스로 선택하셨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인간이란 자기 선택을 사랑하면서도 그 무게에 눌려 한숨을 짓기도 하는 존재인가 봅니다. 이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게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모습일지도 모르겠어요. 인간은 대체 왜 이렇게나 어리석은 걸까요. 주체적인 척하지만 늘 끌려다니고, 나를 찾고자 발버둥 치면서 정작 나를 놓치기 일쑤이잖습니까. 이토록 조금만 방심하면 휘청거리는 삶 속에서 저는 최근 한권의 책을 통해 지금 이 삶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기대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방법은 대단하지도, 기발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소소하고, 귀찮고, 뻔한 일입니다. 미국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로스 게이가 쓴 ‘기쁨의 책’(필로우·2025)은 매일의 기쁨에 관해 쓴 책입니다. 그는 마흔두살 생일을 맞은 날부터 시작해 1년간 스스로 정한 몇 가지 규칙을 지켜가며 기쁨을 찾아 기록했습니다. 서문에는 그 일이 만들어낸 변화가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이 에세이를 쓰는 규율 혹은 연습이 일종의 기쁨 레이더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쩌면 기쁨 근육이 발달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기쁨을 알아갈수록, 알아갈 기쁨이 더 많아질 거라는 암시를 받게 되었다. 프로젝트가 한두 달 이어지자 기쁨들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에 대해 써줘. 나에 대해 써줘.’” 반짝이님, 아이를 키우는 일은 엄청난 수고와 고생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압니다. 그러나 그 일은 또한 엄청난 기쁨으로 가득한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혹시 괜찮다면, 아이를 재운 뒤 고요한 거실에 앉아, 내일도 같은 하루가 올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오늘의 반짝이님이 문득 느낀 어떤 ‘기쁨’을 하나 기록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 그 전에 이 책을 하루 치씩 읽어나가는 건 어떨까요. 나에 대해 써달라고 아우성치는 기쁨들의 목소리를 반짝이님도 들어보고 싶지 않으신지요. 명륜동에서, 로스 게이를 따라 ‘기쁨 일기’를 쓰기 시작한 요조 드림 ※당신의 고민을 들려주세요. 요조가 ‘책 처방’을 해드립니다. 제목에 ‘요조’를 달아 txt@hani.co.kr로 보내주세요. 요조 뮤지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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