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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향 기자]
▲ ?충남 서산시 양대동에 위치한 서산시자원회수시설 전경. 94m 높이의 굴뚝 전망대와 현대적인 외관이 어우러져 새로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 최미향
서산의 한 켠에는 골드몽릴게임 생활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가 버린 것들이 이곳에서 1000도의 불길을 만나 전기로 다시 태어난다. 굴뚝 위로는 연기 대신 수증기가 오르고, 보이지 않는 열은 다시 도시의 빛이 된다.
지난 2월 11일, 겨울 끝자락에 봄기운이 스며들던 날이었다. 서산시내에서 649번 지방도를 따라 남쪽 골드몽릴게임 으로 차를 몰았다.
죽성삼성아파트를 지나자 도시의 풍경은 사라지고 너른 들녘이 펼쳐졌다. 그 길 끝에서 마주한 곳, 서산시자원회수시설. 보이지 않는 불꽃처럼, 이곳은 묵묵히 서산의 또 다른 심장으로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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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자원회수시설 전시 모형. 굴뚝 전망대와 소각동, 주민 편익시설 배치가 한눈에 보이도록 구성돼 있다.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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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고된 시간, 기피 시설에서 랜드마크로
이 시설이 들어서기까지는 17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오염 물질이 주민 건강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반대의 목소리도 거셌다. 도로에 드러눕는 주민들, 게임릴사이트 이어진 설명회와 설득의 시간들.
그 지난했던 과정을 견뎌낸 끝에 2022년 12월 17일 기공식을 가졌고, 그로부터 3년 후인 2025년 7월 13일 소각로 점화식, 같은 해 12월 1일 준공에 이르렀다.
기피 시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출발했지만, 이제는 서산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굴뚝은 슬립폼 공법으로 세워졌다. 24시간 멈추지 않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며 위로 올리는 방식이다. 전망대는 하부에서 조립과 마감을 마친 뒤 유압 리프팅으로 들어 올렸다.
이 구조물에는 기술적 도전과 상징적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 ?서산시자원회수시설 운영센터. 대형 모니터월을 통해 쓰레기 반입부터 소각, 배출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 최히먕
도시의 이면을 비로소 마주하다
첫 번째로 들린 곳은 3층 운영실이었다. 대형 모니터에는 쓰레기 반입부터 계량, 저장, 소각까지 전 과정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외면해 온 도시의 뒷면을 비로소 마주한 채, 천천히 통과하는 느낌이었다.
악취는 느껴지지 않았다. 저장조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모두 흡입해 소각로의 연소 공기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악취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태우는 것입니다."
담당자의 설명이 짧고 분명했다.
▲ ?저장조 내부에서 크레인이 생활쓰레기를 집어 올리고 있다. 소각 전 균질화 과정을 거쳐 안정적인 완전 연소가 가능하도록 한다.
ⓒ 최미향
누군가의 어제가 흔들리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4층 크레인 운전실이었다.
유리창 너머 거대한 저장조 안에는 서산과 당진에서 모인 생활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크레인 기사가 조이스틱을 움직이자 집게가 내려가 쓰레기를 움켜쥔다.
집게 사이에서 흔들리는 것들을 바라봤다. 그것은 누군가의 어제였고, 오늘이었고, 내일이었다. 먹다 남긴 것, 쓰다 버린 것, 입다 포기한 것들. 한때는 필요했었고, 한때는 선택이었으며, 한때는 잠시나마 삶의 한 부분이었던 것들이다.
이 과정의 반복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금속류 등 태울 수 없는 물질이 섞여 있을 수 있어 균질화 과정을 거치는 작업이다. 폐기물이 고르게 투입되어야 850도에서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안정적인 완전 연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 소각로 내부 온도는 1033도였다.
▲ ?전망대를 갖춘 서산시자원회수시설 94m 굴뚝 전경.
ⓒ 최미향
보이지 않는 불꽃
이곳은 스토커 소각로 방식을 사용한다. 계단식 화격자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폐기물을 뒤집고 공기 접촉을 극대화한다. 건조·연소·후연소 단계를 거쳐 고온에서 완전 연소가 이뤄진다. 소각 후에는 약 10%의 재만 남는데, 이는 당진으로 옮겨져 대부분은 사라지고 그 열만 남는다.
굴뚝에선 연기가 아닌 수증기가 배출된다. 영하의 날씨에는 흰 김처럼 보이지만, 이날은 날이 풀려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열은 멈추지 않는다. 폐열 보일러로 회수된 에너지는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 배출 농도는 법적 기준보다 크게 낮다. 먼지는 허용 기준의 7분의 1, 염화수소는 10분의 1, 황산화물은 3분의 1 수준이다. 모든 데이터는 환경공단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수도권 직매립 금지 시대, 준비된 도시
올해부터 수도권 생활쓰레기 직매립이 전면 금지됐다. 인천 매립지로 향하던 폐기물이 지방 소각시설로 이동하면서 지역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서산은 이미 대비를 마쳤다. 이 시설은 하루 200톤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30~40톤의 여유 용량도 확보하고 있다. 2030년 전국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에도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혐오 시설로 불리던 공간은 이제 도시를 지탱하는 기반 시설로 자리 잡았다. 17년의 시간이 만든 결과다.
▲ ?굴뚝 상부 전망대 스카이라운지. 원통형 구조 안에 소파와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서산 들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 최미향
굴뚝 위 전망대, 또 다른 풍경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원통형으로 설계된 스카이라운지가 펼쳐진다. 통유리창 너머로 양대동 들판이 시야 가득 들어오고, 바닥 일부에는 유리판이 깔려 있다. 그 위에 서면 발아래 구불구불 이어진 하천이 보인다. 갈대가 둘러싼 물길은 마치 바다로 흘러가는 갯골처럼 굽이치며 펼쳐진다.
맑은 날이면 멀리 콧구멍다리도 쉽게 시야에 들어온다. 한쪽에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풍경을 더욱 가까이 끌어당길 수 있다. 철새가 오갈 때는 렌즈 너머 어딘가에서 날갯짓하는 모습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천장은 따뜻한 우드톤의 구조로 마감돼 있고, 창을 따라 배치된 테이블과 소파는 잠시 머물기 좋게 놓여 있다. 커피머신도 마련돼 있어 차 한 잔을 곁들이며 풍경을 즐길 수 있는데, 전망대 이용 요금은 1,000원. 그 값으로 서산의 사계를 내려다볼 수 있다.
봄이면 들판이 연둣빛으로 물들고, 가을이면 황금빛 논이 바람 따라 출렁인다. 계절은 창밖에서 천천히 색을 바꾸고, 안에서는 사람들이 잠시 시간을 멈춘다.
불멍 대신 '논멍'을 하기에 좋은 자리. 바쁘게 살아온 하루 끝에 이곳은 잠시 호흡을 고르게 해주는 공간으로 제격이다.
3층에서 출발해 2층으로 내려오는 어드벤처 슬라이딩과 어린이 암벽 시설은 오는 4월 오픈예정이다. 일부 주민 편익 시설인 찜질방과 샤워시설도 운영 준비 중에 있다.
견학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94m의 굴뚝은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었다. 논 위에 세워진 그 구조물은 이제 더 이상 하나의 시설에 머물지 않는다. 이곳은 쓰레기의 끝이 아니라 에너지의 전환점이다.
버려진 것들이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1000도의 불꽃, 그리고 그 불꽃은 다시 도시의 온기가 되어 우리들 곁으로 돌아온다. 서산의 또 다른 심장은 오늘도 그렇게 뛰고 있다.
▲ ?굴뚝 전망대와 함께 마련된 어린이 암벽체험실 내부 모습. 지역 주민을 위한 체험형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 최미향
▲ ?아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어드벤처 슬라이딩 공간. 기피 시설의 이미지를 넘어 지역 친화형 공간으로 변모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 최미향
▲ ?주민 편익시설로 조성된 찜질방·샤워시설 전경. 자원회수시설에서 발생한 폐열을 활용해 운영될 예정이다.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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