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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명현혜달
작성일 : 2026.02.2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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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ARMC가 구성한 필진이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선정하고, 묵상을 나누며, 기도 제목을 공유합니다. 연재는 해당 주일 이틀 전인 매주 금요일 발행합니다.성서 본문과 질문, 기도문 등 예배문 전체 내용은 <뉴스앤조이>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사순절 첫째 주일 / 강단색: 보라색?
사순절 첫째 주일입니다. 남을 탓하며 숨기 바빴던 우리의 연약함을 정직하게 대면하고 하나님을 마주하는 주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본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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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하신 하나님, 해마다 돌아오는 사순절을 또 마주합니다. 이 시기에 저희가 예수의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묵상하게 하시고, 저희 영혼이 한 걸음 더 깊어지는 시기가 되게 하소서. 늘 유혹에 빠지고, 타협하며,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또 후회하는 저희 연약함을 아시오니 저희를 긍휼히 바다이야기오락실 여겨 주시고 광야의 단련을 통해 인내와 용기를 배우게 하소서.?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나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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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 이대로(제이어스) / 예수 따라가며(찬 449장)
본문
창 2:15-17, 3:1-7, 시 32, 롬 5:12-19, 마 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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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한 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창세기 3장의 이 대목 때문에 여자들은 평생 '죄의 원인'이라는?수모를 당해 왔습니다. 제가 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백경게임랜드 때에도 이 성경을 근거로 들이대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이런 이해는 통상적인 것 같습니다. '모든 죄는 여자에게서 시작되었다'는 근거. 여자에 대한 소문은 여기에서 출발했습니다.
창세기 3장의 주인공은 여자입니다. 이 여자는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뱀이 묻는 말에 대답하는 이는 여자였습니다. 하느님이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먹으라고 하셨다고 했고, 먹어서는 안 되는 열매에 대한 금기도 뱀에게 정확히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뱀이 한 말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금지된 열매를 따먹고 남편도 따서 주었습니다. 그 여자는 모험을 선택했습니다. 뱀과 하느님의 뜻에 대해서 알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보기 좋은 그 열매를 먹었습니다.
뱀과 여자의 만남은 결국 시험에 걸려 넘어지는 것으로 결론이 납니다. 태초에 여자를 만드신 까닭이 죄를 뒤집어 쓰게 하기 위함인가 싶을 만큼 원망도 듭니다. 그러나 복음서 본문, 마태오복음서 4장을 보면 예수님도 시험에 빠집니다. 복음서에서 뱀과 대비되는 것은 악마입니다. 악마의 유혹은 달콤하고 아주 강렬합니다. 당장 시장한 예수님이 유혹을 느낄 만큼 분명합니다. 악마에게 대답하는 이는 예수님입니다. 이 자리는 왠지 창세기 3장과 닮아 있습니다.
여자의 자리에 예수님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이 예수님인 마태오복음과 주인공이 여자인 창세기 3장은 유사한 구조를 가지며 다시금 우리를 시험대에 오르게 합니다. 몇 번 거절했는지가 다를 뿐 구조도 유사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거절한 여자와 또한 여러차례 더 거절한 예수님이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계속해서 거절할 것', '하느님 주신 것만으로 살아갈 것', '두려워하지 말고 기다릴 것'이라 교훈을 주시는 하느님의 초대를 알게 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여자가 걸어갔을 후회와 통탄의 시간과 예수님의 거절이 겹쳐 보입니다. 성경의 주인공들은 후회의 시간을 보냅니다. 성경은 중요한 사람일수록 후회의 시간을 더 절절하게 그려 냅니다. 예수님을 배반하고 도망간 베드로도 그랬고 바울로의 개종 장면도 그러합니다. 그런데 오직 창세기 3장의 여자의 후회는 그려지지 않고, '죄의 씨앗'으로만 머무르게 두는 것은 왠지 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무엇 때문에 여자는 구원받지 못했을까요. 올바른 관계를 강조한 로마서의 말씀처럼 결국은 처음에는 죄를 짓더라도 나중에는 다시 돌이켜 주님과 화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요.
우리들은 모두 죄와 마주합니다. 삶 속에서 온갖 유혹을 제안받으며 어떨 때는 그것과 타협합니다. 사순절기는 이러한 타협을 물리치고 분명하고 단정하게 예수님이 했던 말씀, "사탄아 물러가라!"를 선언하는 과정을 지지받고 연습해 보는 시간입니다. 함께 외치면 됩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말씀으로 사람을 단죄하는 것 또한 죄의 근원입니다. 베드로나 바울로와 또 배반했던 전적이 있는 선지자들은 머리속에 남아 있지 않으면서, 심지어 거절하지 않고 주는 대로 먹은 창세기의 첫 남자는 죄인이라고 부르지 않으면서 여자만 죄인이라고 매도하면 말씀을 잘못 보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은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죄인으로 만드는 구조로 작동합니다. 죄에서 해방되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본문을 다시 읽어야 합니다. 거기에 내가 있어야 합니다. 여자만이 아니라요. 여자가 한 일, 여자가 더 많이 거절하고 분명하게 선택하지 못한 일이 나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른 사람에게 손가락질하고 남 탓을 하는 대신에 내가 그러지 못하고 타협했던 순간을 돌아보게 하는 초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쁜이 / 대한성공회 남양주성생원교회 관할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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