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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명현혜달
작성일 : 2026.02.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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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기, 노래, 때로는 웃음으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연예인.
우리 미디어에선 이들을 조명하는 예능 프로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연예인은 대중의 선택으로 만들어지기보단 체제 유지와 당의 사상 전파에 활용돼 왔는데요.
그런데 최근엔 연예인 인물을 부각하고, 또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가수 출신 현송월부터 최근 인기를 끄는 북한의 연예인, 또 변화하는 북한의 선전술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평양시 중구역 보통강 인근에 있는 야외 빙상장. 손오공릴게임
2024년 개장 이후 화려한 조명 아래 밤늦게까지 운영을 하면서 새로운 겨울철 명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야외빙상장 이용객 : "작년에도 오고 올해도 오고 해마다 오는데 기분이 막 좋습니다."]
그런데 조선중앙TV가 이 수많은 인파 속에서 한 사람을 특별히 소개하고 나섰습니다.
[조선 쿨사이다릴게임 중앙TV : "자세히 보니 우리 인민들과 친숙해진 낯익은 모습들도 보입니다. 지난해 우리 인민들의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안겨준 텔레비전 연속극 '백학벌의 새봄'의 주역, 말썽꾸러기 병욱이의 모습도 보입니다."]
지난해 북한이 2년 만에 선보인 TV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 빙상장에 등장한 인물은 극 중 농촌 총각 '병욱' 역을 맡은 배우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오영성이었는데요.
[북한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 : "병욱아! 너네 분조장이 왔어. 야! 정신 좀 차리라만."]
드라마 초반엔 마을의 말썽꾼 캐릭터였지만 실력을 인정받는 과정과 설레는 로맨스까지 더해지면서 북한 시청자들 사이에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안녕하십니까. 오늘 야마토게임장 배우 동지들도 오셨는데 기분이 어떻습니까?) 야외빙상장에 오니 우리 인민들의 환희로운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체험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작품 창작에서 오늘의 이 체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대중 놀이 시설을 찾은 연예인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
우리에겐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만, 몇 년 전 북한을 떠나 사이다쿨접속방법 온 탈북민에겐 무척 생경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강규리/ 탈북민 : "예전엔 TV에서 연예인이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스키를 탄다든지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 모습 보여주는 걸 보면 (북한이) 약간 더 열려고 하는 느낌, 살짝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아요."]
북한에서 연예인은 대중의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스타가 아닙니다.
당국에 의해 체제를 선전하고 지도자에게 충성하는 소위 당의 나팔수로 키워지는데요.
그중에서도 영화배우는 수령 우상화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습니다.
[북한 영화 '조선의 별'(1980~1987) : "동무들! 성주 동무가 오는군."]
이른바 김일성의 항일투쟁 일대기를 다룬 10부작 영화 '조선의 별'.
청년 김일성을 꼭 빼닮은 배우를 등장시킨 북한의 대표적인 수령 우상화 영화입니다.
하지만 수령 찬양과 우상화라는 목적이 워낙 뚜렷하다 보니 배우 개인의 연기력이나 대중적 매력은 평가받기 힘들었습니다.
이후 영화와 음악에 관심이 남달랐던 김정일은 연예인을 훨씬 화려한 존재로 부각해 체제 선전 전면에 내세웠는데요.
[북한 영화 '축포가 오른다'(1980)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 저희들이 왔습니다."]
변화무쌍한 연기로 1980년대 김정일의 총애를 받았던 배우 오미란이 대표적입니다.
1990년, 제1회 뉴욕 남북영화제 최우수 예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오미란은 현재까지도 가장 강력한 선전선동력을 갖춘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02년 '8·15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했던 만수대예술단 무용수 조명애도 빼놓을 수 없는 북한 연예인 중 한 명입니다.
당시 눈에 띄는 외모로 남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조명애는 한국 휴대전화 광고 모델로 발탁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조명애/북한 만수대예술단 무용수/2005년 : "남쪽 배우 이효리를 만나보니 같은 민족으로서 정말 반갑습니다."]
음악 분야에도 여러 명의 연예인이 배출됐는데요.
현재 선전선동부 부장의 자리에 오르며 권력의 핵심이 된 현송월.
[북한 가요 '타오르라 우등불아' : "더 세차게 더 세차게 타오르라 우등불(모닥불)아."]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 역시 가수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북한 연예인들이 대중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다면 김정은 시대의 연예인들은 조금 더 친근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과거의 신비로운 존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적 매개로서의 성격이 좀 더 강해졌어요. 과거 대부분의 북한 문학 예술인이 체제 선전을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나팔수였다면 김정은 시대 예술인들은 대중이 공감할 만한 지점을 먼저 끌어낸 다음에 수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연결시키거든요."]
변화의 문을 연 주역은 '모란봉악단'입니다.
과거 지방 순회공연 당시 북한 매체는 모란봉악단의 대기실 등 무대 뒷모습을 가감 없이 공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단원들의 생생한 인터뷰까지 곁들이며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혀 나갔습니다.
[김유경/모란봉 악단 :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춤도 추고 노래도 따라 부르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는지 공연하기가 막 재미납니다."]
또 관객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꽃다발을 건네고 사인까지 받는 풍경도 펼쳐졌는데요.
그러면서 연예인들을 향한 북한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강규리/ 탈북민 : "그때 실물이 굉장히 예뻤다고 난리가 아니었었어요. TV에 새로운 연예인이 등장하면 인물 평가를 엄청 많이 해요, 북한에서. 예쁘다. 안 예쁘다. 어떻다. 이런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하거든요."]
주목할 점은 대중에 다가서는 북한 연예인들의 외적 모습이나 연출 방식이 점점 한국 스타일을 닮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신예 여가수가 선보인 이마를 거의 덮는 '풀뱅' 머리와 자로 잰 듯 어긋남 없는 칼군무가 대표적인데요.
청년들에겐 반동사상이라며 금지한 외부 스타일을 정작 무대 위 연예인들이 재현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변화는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나타납니다.
과거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련된 외모를 가진 젊은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한 겁니다.
[북한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 : "(내가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고.) 내 언젠가 말했지, 경미는 늘 여기에 있다고."]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에서 검사 '영덕'역을 맡은 배우 최현 역시 세련된 이미지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큰 호감을 얻고 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습니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이미 북한 주민의 상당수가 외부 콘텐츠에 노출되었고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 또한 고심이 굉장히 깊었을 것이고요. 어차피 외부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면 비슷한 수준의 자체 콘텐츠로, 장기적으로 문화적 방어막을 구축해서 스스로 면역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된 선전술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장기적으로 붙잡아두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 한류를 비롯한 외부 문화를 접하며 눈높이가 높아진 젊은 세대에게 상대적으로 덜 세련된 북한 연예인의 외모나 이미지를 앞세운 선전 수법은 더 이상 신선한 자극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강규리/탈북민 : "외형도 많이 다르잖아요. 머리 스타일, 옷, 헤어스타일 이런 것도 북한은 촌스러운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너무나도 멋있는 장면들이 많으니까 어차피 저희는 눈에 익숙하기 때문에 멋있는 걸 더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또 화려한 포장지를 씌워도 체제 선전과 우상화라는 틀에 갇혀 있는 한 대중의 공감을 얻는 진정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아무리 세련된 연출을 선보여도 그 속에 담긴 내용은 결국 체제 선전이라는 본질을 벗어나기는 힘들기 때문에 그 한계는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이른바 북한판 스타 마케팅은 양적 팽창이 일어날수록 오히려 내부에서 질적 충돌이 일어나는 어떤 구조적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연예인을 앞세워 대중의 눈과 귀, 나아가 감성까지 사로잡으며 체제 선전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북한.
그러나 진정성 있는 소통과 자유로운 창작과 공연이 전제되지 않는 한 북한의 연예인 활용법은 당국만의 선전 잔치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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