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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기사, 문재인 정부 때 급증한 뒤 윤석열 정부에서 줄어 "정치적 유·불리에서 불만을 조직화하기 위한 기사 너무 많다" 과거 민주당 정부 실패 반면교사…"망국적 투기 두둔" 적극 대응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SNS(X)를 통해 <'다주택 팔라' 날 세우더니…'강요 아냐' 이 대통령 돌연 SNS>란 제목의 SBS 유튜브 영상 이미지를 공유하며 “'다주택을 팔 야마토게임다운로드 라'고 직설적으로 날을 세운 적도 없고, 매각을 강요한 적도 없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시도하면 정론직필해야 할 일부 언론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왜곡조작 보도 일삼으며 부동산 투기세력과 결탁해 그들의 입장을 옹호하고 정부 정책을 집중 공격하여 부동산투기 억제 정책을 수십년간 무산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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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10억 벌면 8억 토해내라' 날벼락...혼돈의 시장, 다주택규제 10가지 부작용>이란 제목의 파이낸셜뉴스 기사를 공유한 뒤 “정론직필은 언론의 사명이자 의무다. 그런데 언론이라면서 대체 왜 이렇게까지 망국적 투기를 편드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제발 바라건데 정론직필은 못하 모바일릴게임 더라도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 만큼은 자중해 주시면 좋겠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왜 직접 부동산 보도에 날을 세우며 언론 문제를 이슈화할까.
2022년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패배 당시 그 주요한 원인으로 부동산 문제가 꼽혔다. 2024년 10월16일 조선일보가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문재인 정부 실 바다이야기꽁머니 패 코스를 따라가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경고한 것도 이와 연결되는 장면이다. 문재인 정부는 조국 사태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2020년 총선을 대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부동산 문제는 넘지 못했다. 임기 내내 반발이 잇따랐고 정책이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패닉바잉'(공황구매), '벼락거지'(집값이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 '영끌 릴게임예시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등 비판적 보도가 이어졌다.
보도량은 극적이었다. 104개 주요 언론사 뉴스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서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부동산'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 건수를 확인한 결과 박근혜 정부 시기였던 2016년 9만795건이었던 건수가 문재인 정부 들어 2019년 12만671건, 2020년 15만2574건, 2021년 19만1091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5년 사이 기사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 그러다 윤석열 정부 첫해인 2022년 13만2668건으로 줄었고, 이후 마지막 해까지 13만 건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이와 관련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12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고에서 “언론은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실패'라는 꼬리표를 붙여왔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 그랬고,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 때는 달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니 또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최은영 소장은 “'전세의 월세화'는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박근혜·윤석열 정부 때는 그냥 넘어가던 언론이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 때는 180도 태세를 전환해 비판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고 정책의 역효과도 컸기에 기사량도 늘어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스스로도 “부동산 정책만큼은 실패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뒤인 2023년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책에서 실책과 실기도 있었다”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하지만 언론계가 건설 자본을 대변하는 보수언론 비율이 높고, 부동산 기사가 대체로 정부 비판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 정부에서 기사량이 늘었다가 국민의힘 정부에서 기사량이 줄어드는 장면에는 어떤 맥락이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민주당 정부에서 정책 실패를 언론 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있지만 언론이 대안없는 비판으로 실패를 견인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부동산 보도,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비판에도 언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2021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내놓은 <부동산 보도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10일부터 2021년 10월10일까지 △8.2 부동산대책 △9.13 부동산대책 △3기 신도시 정책 △분양가 상한제 정책 △임대차 3법 등 키워드를 통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신문 한겨레 경향신문 기사 1만4194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단기 시세 변화를 전달하는 경마 중계로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부동산 정책 전체에 대한 '정책 실패' 프레임이 주요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당시 연구진은 “일부 보도는 사회적 투기 분위기를 더욱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정 지역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단지가 로또 청약에 해당된다거나,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인해 풍선효과가 기대되는 지역에 투자 기회가 있다는 식의 보도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세금 부담 증가는 “'세금폭탄'이라는 용어로 집중 부각 시켰다”고 했다. 국토부를 출입하는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연구진과 인터뷰에서 “시시콜콜한 시장 흐름을 매일 중계할 필요가 있을까 할 정도”라며 심각성을 인정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시민들 인식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021년 11월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설문에 나선 결과 부동산 보도가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84%로 매우 높았다. 부동산 보도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평가에 '그렇다'는 답변은 13.6%에 그쳤다. 부동산 뉴스를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신속성(3점), 시의성(2.92점)은 상대적으로 높았던 반면 투명성 항목은 2.43점으로 가장 낮았다. 부동산 보도가 '정부 정책을 올바르게 비판하고 있다'는 평가에는 16.9%만 '그렇다'고 답했고, 42.6%는 '그렇지 않다'고 답해 부정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부동산 뉴스 취재원이 다양하지 않다'는 지적에도 73.4%가 동의했다. 일방 프레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언론의 논조가 이해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문재인 정부가 6·17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2020년 6월17일부터 9월17일까지 5개 중앙일간지(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2개 경제일간지(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 광고 1만7427건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 광고는 1956건으로 전체 광고의 11.22%를 차지했다. 부동산 광고 개수는 동아일보 459건, 조선일보 422건, 중앙일보 395건, 매일경제 319건, 한국경제 255건, 경향신문 57건, 한겨레 49건 순이었다. 광고 개수가 많을수록 관련 기사 개수도 많았고, 정부 비판 논조도 높았다는 설명이다.
언론학자 정준희는 2020년 12월 '언론과 부동산'이란 주제의 국회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보도는 기본적으로 어떤 상태를 제일 바람직한 상태라고 보는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집값이 장기적으로 올라야 한다, 안정돼야 한다, 떨어져야 한다, 그런 전제 없이 평가와 비판 보도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게 나쁜 것이 되거나 이율배반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적 유·불리 관점에서 불만을 조직화하기 위한 기사, 공포를 과잉 자극하는 기사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부동산 기사는 '집으로 돈 벌자', '정부가 집값을 못 잡는다', '부동산 광고'로 나눠진다(김원장 경제 칼럼니스트)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학계 연구, 여론조사, 언론계 비판에도 부동산 보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여론전'은 참여정부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측면도 있다. 2004년 10월 당시 참여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추진에 <종합부동산세가 벌주는 몽둥이여선 안돼>(11월6일 조선일보 사설), <징벌적 종합부동산세 다시 생각해야>(11월2일 중앙일보 사설) 같은 주장에 결국 정책은 후퇴했다. 조선일보는 2008년 1월23일 '노정권 역주행 5년' 기획 기사에서 “이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강남 집값을 겨냥한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강남 집값이 더 오르자 '세금폭탄'을 남발했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통계 각색'도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재정경제부가 “부동산 세금이 과거에 비해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부동산 관련 세제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항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정부가 정책 실패를 언론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에 있어 언론의 영향력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도 결국 부동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언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언론계는 최근 이 대통령의 SNS를 통해 '대한상의 보도자료 받아쓰기' 문제가 불거지자 부랴부랴 관련 기사를 삭제했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언론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분석하고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불평등과 절망을 키우는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자”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