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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명현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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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가 뉴욕시장이 됐다. 트럼프가 부리는 초법적 위협과 무력, 테크기업이 선보이는 AI천국 혹은 나락이 뉴스를 뒤엎을 때, 1991년생 인도계 무슬림 민주적 사회주의자가 정치를 붙들었다. 무상보육, 버스요금 무료화, 최저임금 시간당 30달러(4만4천원)로 인상, 공립대 학비 면제... 극도로 비싸고 극도로 후려쳐지는 시장의 첨단을 살았을 뉴욕 사람들은 5만 명이 자원봉사자가 됐다고 한다. 160만 번 넘게 이웃집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젊은 유권자들은 SNS를 통해 지지자로, 확산자로, 정치적 주체가 됐다. 조란 맘다니는 트럼프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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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바다이야기게임 욕시장선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난 1월 13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출마 예정자들이 ‘2026 지방선거 특별 기획 세미나’를 열었는데, 그 제목이 ?광장시민과 뉴욕시장, 그리고 서울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발표와 토론 자료를 읽어보니 광장의 열망, 오세훈 퇴장, 맘다니의 뉴욕이 나란히 제시되었다. 부익부 빈익빈을 고착하는 보수 개발주의자 오세훈을 황금성슬롯 퇴장시키고, 맘다니의 ‘담대한 전환’을 참고삼아, 서울부터 새롭고 급진적인 사회계약을 만들자는 내용이다. 지난 6년간 서울도 아파트값이 치솟고, 서민들은 전세를 사기당하거나 사기공포에 놓였다. 서울도 감당 가능한 삶을 보장해줄 정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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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토론 패널 명단을 보고 놀랐다. ‘새로운 사회계약’을 펴야 바다이야기오리지널 한다고 주장한 토론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다. 2011년부터 박 전 시장의 역사를 만들어 온 사람, 시장의 성추행을 알린 직원을 공격한 사람, ‘인사이동 요청 들은 바 전혀 없다’, ‘인권위는 가당치 않은 전제나 일방적 주장을 직권조사 결과에 담아서는 안된다’, ‘고소인 측의 4년 성폭력 주장에 진실성이 의심된다’ 공언하며, 비서실장으로서 비서실 황금성슬롯 직원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정치적 음모를 가진 거짓말쟁이로 몬 사람, 피해자가 업무에 안착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돌게 한 사람이 2026년 서울 비전을 논의하는 첫 토론자라니. 발제문들과 토론문들 어디에도 성추행이나, 2차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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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에 인권을, 여성노동자에게 평등을” 2020년 7월 28일 서울시장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를 촉구하는 집회 모습. [출처-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출마 예정자들은 박원순 전 시장을 평가하지 않고 앞자리에 세우는 것인가? 박원순 시장 3기를 평가하지 않고 출발선에 두려는 것인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년에서 성희롱을 삭제하면, 거대한 전환이 가능한가, 새로운 사회계약은 가능한가? 직급 낮은 여성 직원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민주진영 대표 주자의 외로움 호소, 업무를 돌봄화하고 돌봄을 성적 신호로 보는 성적 대상화와 성차별을 바꾸지 않고, 사회대전환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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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열일하던 직원이었다. ‘왜 그렇게 손편지를 썼냐, 왜 시장 생일파티에서 시장이 불렀을 때 옆에 갔냐, 왜 시장이 간 등산에 갔냐, 왜 시장과 사진을 찍었냐? 그래서 피해자가 아니다! 그러니까 성희롱이 아니다!’ 주장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서, 나는 피해자를 대할 때마다 부끄러웠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에게 “성폭력 문제가 해결 안 됐는데, 잠이 옵니까?” 강의하던 전 시민운동가, 한국 최초의 성희롱 소송을 대리했던 변호사, “여성단체에 퍼주었”다던 서울시장이 어떤 여성에게는 인권과 평등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박원순의 시정을 만들어 온 시민운동가 출신들이 피해자에게 책임과 원인을 전가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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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해서 지금까지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직원을 가해자로 만들고, 박원순 전 시장을 피해자로 뒤바꾸는 행위가 무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서울시청 직원들을 아직도 재판에 부르고 또 부르고 있다는 것이, 피해자를 음해하는 유튜브 영상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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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할 것 없이 목소리 크고 힘도 센 육십대, 오십대 남성 명망가가 계속 위임받는 정치구조 속에서, 정치인에 의한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는 비난의 포화 속에 놓인다. 사회운동계 남성 그리고 여성 어른들은 이 구조를 뒤집는 것을 민주주의 과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성희롱, 성추행 고발 후 6년, 그 일은 대외적으로 함구하고 뒤에서는 피해자를 끝까지 추격하겠다는 행위가 현재 한국 민주주의 진영에서 가능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담대하게 전환되어야 할 대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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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2월,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성추행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시청 외벽에 “고위공직자의 성폭력, 이제는 끝내자”라는 문구를 띄우는 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출처-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전세계적으로 극우가 기존의 사회양식을 다 깨고 있다. 트럼프는 그나마 있던 공존 문법을 깨고 있다. 우익 정치인들은 경쟁적으로 안전망을 부수고 있다. 이때 민주 진보는 뭘 해야 존재할 수 있나? 페미니스트를 깨고, 성평등을 깨고, 여성을 깨고, 성희롱 예방교육을 깨고, 피해자 보호 원칙을 깨고, 가해자 책임 원칙을 깨버리면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가 올까? 아니면 혐오와 차별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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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는 어떻게 트럼프의 대항마가 되었나? 담대하게 전환했다. 맘다니 시장 인수위원은 전원 여성이다. 조란 맘다니의 뉴욕시장을 욕망한다면, 질문해야 한다. 그 정치는 충분히 성평등한가. 그 정치는 당연히 기본적으로 성평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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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의 거대한 전환은 여성과 이민자, 유색인, 비기독교인, 소수자, 일하는 사람이 주역이다. 돌봄을 비용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로 다룬다. 주거를 시장 논리가 아니라 권리로 말한다. 청년, 이주, 퀴어를 특수 집단이 아니라 정치의 중심에 놓았다. 전국 광역시장이 전부 남성인 정치? 아니다. 육십대 남성이 다 대표하는 정치? 아니다. 20대 여성의 열심과 열일을 정치인 개인을 고양시키는 데 동원하는 정치? 당연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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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상냥하게 일했으니 피해자가 아니다!’라고 소리치는 손가락을 막고, 누가 상냥하게 일하기를 요구받는지 구조를 가리키는 정치가 필요하다. ‘당신이 새벽에 열심히 일했으니 착취가 아니다!’라고 노동자를 겨냥하는 손가락을 치우고, 누가 새벽에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구조를 가리키는 정치가 필요하다. ‘당신이 낳지 않았으니 인구가 절벽이다!’라고 비난하는 손가락에 맞서,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와 보편적 돌봄을 가리키는 정치가 당장 필요한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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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과 기후위기는, 새벽배송과 전세사기 그리고 저출생은 정치 ‘외부’에 있지 않다. 정치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자체다. 맘다니는 ‘누가 정치를 하고, 누가 노동을 하고, 누가 대표가 되고, 누가 움직이는가?’에 있어 담대하게 전환했다. 그것은 바로 페미니즘의 핵심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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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4월 8일,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은 서울시청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에게 성평등 정책 추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성추행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중단, 조직 내 위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 등을 강력히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도서관 계단. [출처-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5만 명의 시민이 160만 번 넘게 이웃에게 말을 걸어야 930만 서울도 흔들릴 것이다. 위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모 의원은 AI시대가 좀 더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맘다니 캠페인은 사람들이 직접 한 것이다. 정치는 관계, 감정, 몸, 언어, 돌봄을 뒤흔들기 때문이다. 2020년 서울시장 성희롱, 성추행 고발 이후 6년이 지났다. 상처와 좌절과 분노를 침묵으로 막을 순 없다. 2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냥 당선이 아니라 전환을 하겠다면,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를 바라본다면, 밀려난 이들의 목소리에 뜨겁게 응답해야 한다. 성평등 정치의 비전을 담대하게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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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혜정. 2004년부터 반성폭력 운동판에서 사람을 배우고 세상을 바라보았다. 성폭력을 알게 된 사람들이 사려깊고 해방된 세상을 만든다고 믿는다. 현재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이고, 상근활동가이다.

